본문 바로가기

Review_C/: Music

[리뷰/음악] 노다메칸타빌레 최종악장, 3개의 피협

반응형

 

 지금은 비록 Rock을 많이 듣고 Rock Festival에 열광하며, 홍대 클럽소식에 관심을 가지는 나지만
한 때 이와같이 열광했던 또다른 음악이 있었다.

바로 클래식!

얼마 전, 숨겨왔던 나~의 클래식본능을 깨워준 것은 다름아닌 두 편의 영화로 귀결된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였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흥미로워하는 소재라 하루밤을 꼬박세워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정주행했었는데, 이후에 나온 '최종악장 전편-후편'은 보지않고 쭉 미뤄오다가 얼마 전 갑자기 생각이 나서 두 편을 몰아서..보고야 말았다


그리하여 오늘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 노다메칸타빌레 최종악장 (전+후)에 나왔던 3개의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 몇자 끄적여봄

왜냐면 내가 피아노 협주곡을 좋아하니까요..




-Piano Con..콘..콘체르토?

협주곡은 영어로 concerto 콘체르토 라고 한다
(※Symphony 심포니=교향곡)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로 구성되는 기악협주곡을 의미하는데 피아노 뿐 아니라 바이올린 콘체르토, 오보에 콘체르토 등 악기에 따라 다양하게 (지금까지도) 작곡되어지고있다

편하게 피협, 바협, 첼협 등(..) 줄여서 부르기도 한다




-Bach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BWV 1052)

최종악장 '전편'에 나왔던 곡으로, 노다메가 아니라 치아키가 연주했던 곡이다.

 

 


말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가 된 후 첫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며 지휘했던 곡으로 서두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인상적이다. 바흐 실존 당시에는 피아노 등장 이전이므로 건반악기를 '클라비어'라고 칭했으므로 클라비어 협주곡, 혹은 하프시코드 협주곡으로도 칭해지는 곡인데, 원보를 아들이 분실했다고 하며 처음에는 비발디의 곡으로 알려졌으나 이후 편곡 특징상 바흐의 곡으로 '추측'되었다는 등 꽤나 말이 많은 곡이다.


위에도 언급했듯 1악장은 웅장하고 생기넘치는 오케스트라의 선율로 시작되어 전체적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진행되며 2악장으로 넘어간다.
2악장은 현과 함께 비장한 선율로 시작되어 현악기와 독주악기의 선율이 조용히 어우러지면서 전개되며
3악장은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가 적당히 주고받는 형식으로 상당히 화려하다.



<Glenn gould 1952 collection>



영화에서 치아키의 연주장면을 보고 노다메는 상당히 절망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마 자신이 그간 갈고닦은 피아노 실력으로 그와의 거리를 조금은 좁혔다고 생각할 무렵 그의 성격처럼 '완벽'을 추구하는 치아키의 연주를 듣고 자신과 그 사이에 어떠한 '거리'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았음을, 자신이 무던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에 비하면 얼마나 부족한가를 온몸으로 깨닫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바로크의 수학적이고 완벽한 굴레를 구현하는 바흐와 21c의 치아키는 꽤나 비슷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가 싶은 장면임과 동시에 노다메의 절망과 한계에 속상한 장면이었다.


※BWV는 바흐작품번호에 붙는 알파벳이다. 볼프강 슈미더가 바하의 작품목록이라는 뜻의 독일어 Bach-Werke-Verzeichnis의 첫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헨델은 HWV, 모짜르트는 K or KV, 하이든은 Hob등을 쓰며
고유 알파벳이 없는경우 Opus(작품이라는 뜻의 라틴어)를 줄여 op.를 사용한다

 



-Ravel piano concerto in G Major

 


 

 최종악장 '후편'에 노다메가 키요라를 응원하러 간 콩쿨 피아노부문 본선장면에서 이 곡을 듣고 반해버린 후 치아키에게 협연하고 싶다고 말하던 곡이다. (결국 루이와 협연하고말았지만)


 영화에 나온 장면을 보면 대취타에서 쓰이는 '박'과 상당히 유사한, 나무토막 2개로 만들어진 악기를 탁! 치면서 곡이 시작되는데 'Whip'이라는 채찍소리를 내는 타악기를 사용한다. 두개의 나무판을 경첩으로 연결해 사용하는데 원래는 단어가 채찍이라는 뜻을 가지고있다고 한다.

 

1악장은 영화에서도 나왔듯 상당히 몽환적이고 실험적이다. 첫 선율이 피콜로로 시작되어 피아노의 글리산도이후에 트럼펫이 받았다가 타악기로 넘어가며 전개된다.

2악장은 1악장과는 완전히 상반된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게 전개되는데 1,3 악장과 2악장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해석하기 난해하다는 말도 많지만 세 악장의 분위기가 다 비슷한 것 보다야 무언가 굴곡이 있는 게 다이나믹하고 좋지않은가-하는 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Martha Argerich playing From torino>



특히 이 곡은 '클래식음악'이라는 단어에서 바로크나 고전파를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약간 생소할 수 있겠지만 자유로운 표현형식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당시 라벨의 미국여행의 영향인듯한 약간의 재지(Jazzy)한 성향까지 갖추고있어 상당히 매력적인 곡이다.

 '라벨'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는 '볼레로', '죽은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곡들도 작곡한 유명한 작곡가인데 드라마에서는 노다메가 라벨의 '거울'을 연주하기도 했었다. 영화에 나온 곡은 랑랑의 연주라고.
 좀 더 덧붙이자면 피아노 협주곡이 여러 작품에 ost로 사용되어 대중들에게 꽤 유명한 편인(?) 라흐마니노프도 그와 동시대의 작곡가다. 아마 들어보면 어느정도 알 수 있을듯.


 


-Chopin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노다메 일생일대의 데뷔연주곡!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느꼈을 것 같은데, 시작부터 엄청난 스케일이 느껴지는 동시에 상당히 웅장하다. 벼랑끝에 선 심정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기 직전인 노다메의 심경과 아주 잘 맞아떨어졌던 도입부의 선율은 언제 들어도 비장하다.


<Evgeny Kissin playing 2011>



그 비장함을 이어받아 기다리고있던 피아노가 멜로디를 치고 나가는 순간부터 모든 선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낭만적이고 '쇼팽'스럽다. 아름답고 애절하다. 쇼팽 음악인생에서 피아노를 위해 작곡한 곡들만해도 상당한걸 보면 그가 피아노에 가지고있는 애정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만든 피아노 협주곡이니, 선율 또한 아름다울 수 밖에. 물론 협주곡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피아노의 비중이 커서 그다지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걸로 알고있지만, 나는 피아노 협주곡을 좋아하니까요..

 밴드에 빗대어 쉽게 말하자면 보컬이 밴드의 일부여서 밸런스를 갖추는 구성이 아니라 독보적인 비중을 가진 보컬에 세션을 쓴 느낌과 비슷할런지.

 참고로 영화에서는 1.3악장이 편집되어 연주장면에 쓰였고 2악장은 배경음으로 쓰였다고 하며, 이 곡 역시 연주는 랑랑이 맡았다고하는데, 뿐만 아니라 키신이나 아르헤리치같은 명 연주자들이 연주가 많으니 다양하게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듯.


 

 영화에서는 완곡을 다 들려주지 않지만 부분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3개의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이야기였다. 비록 드라마고,영화에 불과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주류음악인 클래식에 대한 사람들(특히 젊은층)의 관심을 꽤 높이 끌어올린 작품이기에 한껏 유치한 장면도 기분좋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차이콥스키 서곡 연주에 실제로 대포가 터지는 장면이 나왔을 때 처럼ㅋㅋㅋㅋㅋ)

 


 

우린 이제 노다메와 치아키의 이야기는 더이상 볼 수 없지만..까지 쓰고보니 
상당히 뒷북성이 짙은 리뷰인 것 같다는걸 새삼 깨닫긴한다만
사실 10년은 모르겠고, 한 100년쯤 지나고 나서도 후손들이, 후손의 후손들이 (살아있다면) 들을 곡은 클래식이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어떤 가수의 어떤 명곡도 100년을 사랑받기는 힘들지만 클래식은 가능하다. 
비록 뿌리는 서구일지라도, 몇백년 전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이고 또 엄청난 일인가.

클래식은 틀기만하면 잠이오는 음악이라는 편견에서 가끔은 한발짝 벗어나보는 용기(?)도 가끔은 필요할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Sphio :-J


반응형

'Review_C > :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panic! at the disco  (0) 2014.03.11
[song] Dressing room / glen check  (0) 2014.02.12
[리뷰/음악] Mika - popular song  (0) 2013.01.31
[리뷰/음악] Owl city 아울시티  (2) 2013.01.11
[리뷰/음악] 이스턴사이드킥 - 다소낮음  (0)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