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_C/: Music [리뷰/음악] PRIMARY - 독 (E-sens of Supreme Team) sphio 2012. 11. 8. 02:59 반응형 매우x999 자전적인 (..)글입니다. 정보나열이나 설명을 도저히 하고싶지가 않아서..! 영양가없는 글 sorry.. 지난날, 야간자율학습을 째고 내가 향했던 대부분의 목적지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멀리 떨어져있는 한 방파제 골목 깊숙이 걷고 또 걸어 들어가 마치 내가 그 곳을 전세 낸 마냥 팔자좋게 누워서 휴대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들을 틀고 하릴없이 몇시간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별별 생각을 다 하다가 정신이 들면 주섬주섬 일어나 터덜 터덜 집으로 돌아가던 나의 열 여덟, 열 아홉의 한 구석에 그가 있었다 2008 고등학생 때, 시간만 나면 이어폰 한쪽씩 나눠끼고 힙합을 같이 들었던 친구가 있었다 어떻게 친해졌는지는 기억도 없는 지금도 힙합을 듣는다고 말하기 쑥쓰러울만큼 이 장르에 대한 이해도 별로 없고 심지어 요즘은 자주 듣지도 않지만 당시 인기많았던 몇몇랩퍼들의 곡을 친구와 매일 들으며 가사나 플로우,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때 바로 그 때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팀들 중 한 팀이 바로 슈프림팀이다 반 친구들에게 전도(?)를 하기도 하고, 그 친구들과 같이 믹스테잎을 주문하기도 했었고 부모님 몰래 공연도 (..)보고 당시 조금 치열했던 디스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맞디스가 언제나 터질지 설레며 기다리게 했던 이센스와 쌈디인데! 2009 그런 슈프림팀이 공중파에서 슈퍼매직을 부르며 고개를 까딱일 때는 얼마나 적응이 안되던지.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만 믹스테잎과 너무 다른 첫 앨범의 수록곡들 때문에 실망도하고 우려도 했지만 이센스가 이때를 '강직한 운동권 학생이 정치인을 만났는데 확 변한 상황'으로 비유한 인터뷰를 봤던 것 같다 그러면서 지금의 타협(?)이 나중을 위해서라는 말도 했던 것 같고, 그 말에 조금 안심했던 기억도 난다(..) 예전같지 않다 예전같지 않다 해도 애정은 넘쳐서 꼬박꼬박 앨범을 샀고 항상 마음속으로 더 더 많이 잘되길 응원했다 열애설 터졌을 때도 남들은 내가 질투해서 그런 줄 알았지만 실은 괜히(?) 이젠 진짜 '연예인'이 된 것 같아 뭔가 슬픈.. 2011 그의 좋지않은 소식을 듣고서, 참 마음 한켠이 먹먹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깝기도 하고. 같이 터졌던 비슷한 사례와는 달리 쿨하게 인정하고 사라지는 모습까지 멋지다고 생각했으니 자칫 개념없는 사람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잘못을 인정하고 값을 달게 받는 것이 '연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에겐 분명 숨쉬는 것 만큼 쉬운 일이 아닐테니까 2012 이 노래가 나오던 날, 그 다음날도, 그 다음다음날도 나는 이 곡을 듣지 않았다 아저씨에서 '너무 아는 척 하고 싶으면 모른 척 하게 되는거야'라는 대사처럼, 나는 너무 듣고싶어서 듣지 않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때 친했던 다른 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전철을 기다리는 도중에 친구 폰 재생리스트에 이미 저장되어 있길래, 조금 시끄러운 곳에서 대충 한번 들어볼까? 하는 요상한 심리로 이어폰을 한 쪽에만 꽂은 채 재생 전철을 탈 때 쯤에는 이어폰을 양 쪽에 다 끼고는 멍하니 계속 이 곡만 듣고있었다 열 여덟, 열 아홉 때는 스무살만 되면 세상이 다 내맘대로 될 줄 알았고 무모한 게 무모한 줄도 모른 채, 위험한 게 위험한 줄도 모른 채 뭐든 내키는대로 선택하고 행동했던. 스무 살, 스물 두 살이 되면서 그래도 깨끗하고 맑다고 자부했던 인생의 테두리에는 금이가기 시작하고 자기합리화를 당연시 여기며 그 안으로 조금씩 다른 것들을 허락하고 타협하던 날들 현실과의 타협이 마치 어른이 되는 과정이기라도 한 듯이 씁쓸함과 꺼림칙한 기분을 단지 술에 기대 망각하려들고 그 타협이라는 건 다른 모든것들과도 같이 처음만 어렵지 두번 세번은 또 쉬워서 죄책감도 없이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 어느날 정신 차리고 가만히. 그리고 한 발자국 멀리서 나라는 사람을 바라보는 날. 이런 게 내가 원했던 건 아니잖아.. 라고 생각하게 된다 용기 내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고, 오늘 해야할 일은 내일 해도 늦지 않고, 남들도 다 이렇게 사니까 괜찮고 이런데도 꼭 내가 세상에 없으면 안 될 존재이기라도 한 듯 쓸데없는 자만심에 가득차서 나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중요한 것들은 다 놓치고, 소중했던 대부분을 잃고, 그러면서도 앞으로는 잘 될거라는 이상한 오만이 머리를 치켜들어 가끔은 자괴감에 가득차 나를 탓하다가, 결국엔 세상을 탓하기도 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그렇게나 싫어했고, 또 되고싶지도 않았던 노력하지 않으면서 세상만 탓하는. 한심한. 그런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곡을 듣고있으면 이센스에게 지난 시간은 꽤나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시간이리라 생각된다 언젠가부터 내가 멍청하게 살아온 나날을 자책하듯, 그도 그의 무엇인가를 자책했을까 내 마음 깊숙이 품고있었지만 용기가 없다는 핑계로 외면해왔던 내 속의 외침과 다짐같은 것들을, 그가 대신 말해준다 가끔 이 각박한 세상에 마음이 괴로운, 혹은 외로운 모든 사람들에게 어떤 이유도 설명도 없이 조용히 어깨를 토닥여주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 후 꼭 이런 생각도 한다 그러다보면 누군가가 한번쯤은 내 어깨도 조용히 토닥여주지 않을까-하는. 그런 의미에서 이센스와 프라이머리의 합작은 내 어깨를 조용히 토닥여주는 것과 같은 곡이다 그들이 가진, 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HOOK 없이도 듣는 내내 지루하지 않은 곡을 만드는 데에는 역시 이센스의 자전적인 가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깊은 피아노소리로 시작해 벅찬 스트링과 비트가 덧입혀지는 PRIMARY의 감성적인 프로듀싱과 가사의 완벽한 조화 그리고 내가 위로받았으니 이제 나는 누군가를 또 위로해주고 싶은데, 내가 잘 하는 것은 어떤 게 있는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자기합리화와 상식의 거짓위로에 속지말기를 안주하는 것이 주는 편안함에 안주하기 말기를 핑계라는 것의 술수에 속아 용기를 보류하지 말기를 남들 눈이라는 거울에 지레 겁먹어 스스로의 꿈을 한낱 꿈으로 착각하지 말기를 오래오래 들으면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오래오래 들을 수 있게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센스 뿐 아니라, 좋은 가사를 쓰고 한국의 힙합을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수 많은 사람들! 그리고 흉터를 가진 모두에게 존경을 이겨낸 이에게 축복을 sphio:-J 반응형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Viva la Sphio 'Review_C > : Mu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음악] Mika - popular song (0) 2013.01.31 [리뷰/음악] Owl city 아울시티 (2) 2013.01.11 [리뷰/음악] 이스턴사이드킥 - 다소낮음 (0) 2013.01.11 [리뷰/음악] 서랍Surrap - sorry (1) 2013.01.03 [리뷰/음악] Ron pope - A drop in the ocean (0) 2012.12.06 'Review_C/: Music' Related Articles [리뷰/음악] Owl city 아울시티 [리뷰/음악] 이스턴사이드킥 - 다소낮음 [리뷰/음악] 서랍Surrap - sorry [리뷰/음악] Ron pope - A drop in the oc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