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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_C/: Music

[리뷰/음악] 이스턴사이드킥 - 다소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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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그렇듯이 계속 이름만 알고 지내다 어느날 문득 새 앨범이 나왔을 때
이때다싶어 그들의 노래를 주구장창 들으려고 했으나 첫 곡인 '다소낮음'부터 한곡반복을 시켜버린 그들

 

 


 

이스턴 사이드 킥
(이하 이사킥)

 

개러지락과 이사킥의 상관관계

이름만 들었을 때는 몰랐는데, 서양 개러지에 동양적인 옆차기를 날린다는 의미인 듯 하다
보통 개러지락이라는 장르는 서양밴드로 대변되기 때문에 동양인밴드의 개러지는 약간 연상이 어렵기도 한데
그들의 음악을 듣고있자면 확실히 동양의 개러지느낌이 물씬 풍긴다. 멜로디나 기타리프 등등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곡이자 이번 앨범의 타이틀인 '다소낮음'에서 느껴지는 동양적인 멜로디는
이사킥이 추구하는 음악을 꽤 잘 나타내주는 곡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나도 잘 모르지만 혹시 나보다 더 모르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아래 몇자 써보자면
'개러지락' 이라는 장르는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창고, 차고'등의 느낌을 가진 장르다
상상해보면 느낌이 팍 오겠지만, 사람들끼리 차고에서 대충 연습하다 나오는 곡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내가 생각하는 개러지의 키워드는 '대충,반복,쎄게!' 이며 '멋지게 후린다'라는 말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비하절대아님)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예로들 수 있으며, 해외에서는 바인스 악틱 스트록스 등 많은 밴드들이 있고
덧붙이자면 칵스는 개러지에 일렉트로닉을 가미한 일렉트로닉 개러지락이라고 많이 불린다

 


 


 

 

감출 수 없는 이사킥의 매력

여타 밴드들과는 달리 그들이 하고자하는 '장르의 구분'이 상대적으로 꽤 명확한데 

멤버 모두가 진한 '수컷'의 향기를 풍기기 때문에 그 장르와 상당히 조화가 잘 되는 편이다

뿐만아니라 개러지락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가사들처럼 단순하거나 퇴폐적인(?) 것들이 아니라

동양적인 감성을 포함한 채로 다정하고 당연하게 읽혀지는 문장이 아닌 오직 그들의 감성으로 툭툭 내뱉는 듯한 가사들이

사람들에게 꽤 좋은 느낌을 주고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건방지게 화난 채로 겹겹이 쌓인 등에 대고
별로 많지 않은 방법으로 따가운 말을 쏟아내고
늙은 먼지를 거뭇거뭇 쓸어내리다 창문에 싸움소리 차분해지면
멍하니 텔레비전 앞에 누워서 또 혼자 웃다가
누가 문을 여는 생각만 했었어 저녁에.

이스턴사이드킥 - 다소낮음 중

 

 

지금까지 어느 서양밴드 못지않게 강한 에너지로 신예밴드라기에는 놀라울 정도의 개성과 완성도를 보여줘왔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목하는 시선도 차츰차츰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팬층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들이 선택한 곳, '플럭서스 뮤직'

2011년 헬로루키 수상 후 몇몇 레이블에서 러브콜을 받은 그들이 선택한 곳은 '플럭서스 뮤직'

이승열, 클래지콰이, W&Whale, 어반자카파 안녕바다 등이 속해있는 레이블이다

 

처음에 검색을 통해 이들이 플럭서스 소속이라는 걸 알고는 상당히 언밸런스 한 느낌이었는데

정작 그들 스스로는 그 문제에 관해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 같았고,

한편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색깔이 잘 맞는 회사보다는 그들에게 '좋은'회사일 수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은 계약서에 '클럽 공연'에 관한 조항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플럭서스의 타 뮤지션들을 클럽공연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것과는 달리 그들의 행보를 스스로 결정하려 하는

밴드자체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 된 사실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도 지지하고싶은 결정이고.

 

 

 

 

이사킥은 이사킥이다

이사킥의 음악적인 색깔이 확고하다 보니, 그들에게 영감을 준 아티스트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이사킥의 곡 대부분을 기타인 '고한결'이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밴드에서 곡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한 명 이라면 그 외의 멤버들에 대해 음악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보컬 오주환, 기타 류인혁 등은 다른 밴드 활동을 통해서 또 다른 음악성을 뽐내고 있는 중이다

그러니까 '이사킥'의 음악을 지키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고한결에게 일부러 비중을 두고 있는 셈이다

(사려깊은 사람들..)



누군가 그들이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를 진짜 알기 전에 라이브만 본다면

대부분 보컬 오주환이 오아시스의 프론트맨인 리암갤러거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 이유는 뒷짐을 지고 탬버린을 사용하기 때문.

하지만 그는 우리의 생각보다 그리 '리암'에게 커다란 영감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오주환은 오주환으로 봐 주자.)

 

 


 

개인적으로 Vines를 좋아해서 근래에 자주 듣고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이사킥의 새 앨범은 나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리고 서구의 장르로 대변되는 개러지락을 이만큼 멋지게 소화해내는 국내 밴드가 있다는 사실은

진짜 괜히, 아무 이유없이 문득 나를 뿌듯하고 흐뭇하고 심지어 뭔가(?) 자랑스러운 느낌까지 들게 했다

그들의 사랑스럽다못해 자랑스러운 음악이 언젠가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 널리 들려왔으면 좋겠다


Sphio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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