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가장 핫한 일렉트로닉 뮤직페스티벌인 future music festival 에 다녀왔다
내가있는 퍼스 라인업에 퍼렐은 제외되었지만 생각보다 즐거운 곳이었기에 내심 놀랐다
인기많은 페스티벌 답게 검트리에서 티켓을 구하는 것 부터가 난관이었는데 사기?의 일종인 scamming이 주를 이루는 판매글 덕분에
티켓은 당일날 아침에 수령할 수 있었고 티켓 구하려고 내 문자를 거의 한 백통은 허비한 것 같다.
(scamming이란 판매글에 다른사람의 번호를 적는 것이다. 연락을해보면 그 번호 주인은 티켓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상황.)
별로 가고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막상 닥치면 안가기가 참 아쉬울 것 같아 검트리를 뒤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스테레오소닉 안갔던걸 내심 후회하고있지만 뭐 이미 지난것을. 어쨌든 스캐밍이 난무하는 도중에 착한 판매자를 만나서
당일 아침에 오픈되지도 않은 게이트 앞에서 소프트카피를 받고 함께 입장했다. 입장하자마자 갈라졌지만.
가장 처음 들어가니 지난 big day out (이하 bdo)과 같은 장소이기 때문인지 공간 사용에 있어서 나도모르게 비교하고 있었다
bdo보다는 부스가 적었고 그래서인지 신선한 느낌보다는 약간 허전한 느낌이 있었지만 당연히 물론 적응했다
bdo와 다르게 fmf는 애초에 성인만 입장이 가능한 페스티벌이기 때문에 바 구역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고
페스티벌 사이트 내에서 자유롭게 음주가 가능하다. 그렇기에 드링크 부스가 유난히 많았고 음식부스는 좀 적었다
들어가자마자 있는 간이 몬스터 시음?섹션에서 한잔 받아먹고 립톤한캔 마시고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공간을 살폈는데
메인스테이지는 스테이지가 크게 하나. 바깥쪽에 작은스테이지 두개. 실내스테이지 하나. 쭉 건너가는 길에 하나
커다란 천막스테이지 하나와 그 앞에 세컨 사이즈의 스테이지 하나 총 7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충 돌아보다 입장한시간대에 별로 보고싶은 팀이 없어서 잔디그늘에 앉아 타임테이블을 노려보며 한참 동선을 짰다
동선을 짜는 동안 언니들이 나눠주는 개구리모양 빨간젤리도 받아먹었는데 음.별로.그닥..
대충 동선을 짰지만 역시나 지금 갈 곳은 없었기에 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있을만한 곳을 물색했다
Martin garrix - carnage - adventure club - bassjackers - deniz koyu (잠깐) - kaskade -
macklemore & ryan lewis (잠깐) - rudimental - hardwell - knife party - markus schulz - phoenix - deadmau5
중간중간 짤막하게 본 팀도 있지만 대략이 순서로 관람했다
타는듯한 더위에 지쳐서 kaskade도 앉아서 보다가 해가질 때 쯤 일어나서 여기저기 쏘다녀서 정확한 감상이 힘들지만
Martin garrix
내 기억이 맞다면 상당히 어린 dj였고 나쁘지 않았다. 입장하기 전 호주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그사람들은 누가 '유명해서'보러오는 게 아니라 그냥 즐기러 오는 듯 했다. 들어가서 누구볼래? 라면서 이야기하는데
이미 모든 라인업을 다 꿰고있는듯한 그런느낌이었달까. 그런 페스티벌이니 오프닝이라도 뜻깊었을 것이다.
하도 어렸던 것 같아서 따로 찾아봐야겠다고 폰에 이름을 메모해두었다.
carnage
martin garrix가 끝나고 세컨스테이지로 옮겨갔는데 그다지 뭐..흥이 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adventure club 보기 전에 잠깐 들러서 본 거라 굳이 안써도되지만 들었던 기억이나서 이름은 적어둔다.
adventure club
역시나 모르는 팀이었지만 이름이 그럴싸해서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시스템상에 문제가 있었는지 음악이 한참 나오지않았다
베이스만 울리다가 꺼졌다가 또 다른비트로 울리다가 꺼졌다가 반복하길래 기다리면서 내심 기대도 많이 했는데
도저히 춤출 만한 비트가 아니어서 잠깐 이따가 나왔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여기 오길 잘한건가..싶었을 정도.
bassjackers
꽤 실망하고 더위를 피해 그냥 들어간 실내 스테이지에서 무난한 디제잉이 들려왔다. 나쁘지 않았는데 사람은 많지 않았고
얼핏 봤을 때 동양인이었던 것 같기도 한데, 이런저런 곡들을 샘플링해서 지루하지도않고 적당히 흔들흔들하고 쉬기에 좋았다
adventure club보다는 내스타일이어서 쉬기도 할 겸 꽤 오래 여기 있다가 그 다음 디제이인 deniz koyu까지 잠깐 보고 나왔다
kaskade
동네 아저씨같이 생기고 옷도 그렇게 입고 왔는데 너무 좋았다. 이 페스티벌에서 진짜 '좋다'고 생각한 첫 dj였다.
일전에 몇번 들어보기도 했었고 라이브로 듣는것도 꽤 감성터져서 (일렉임에도 불구하고!) 더운날씨지만 끝까지 들었다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더워서 그냥 앉아서 음악감상하듯이 있었지만 잊지못할거야 그 순간!
그리고 끝나고 맥클모어&라이언루이스 시작하고 사람들이 열광하며 모여들길래 쬐금 듣다가 옮겼다
rudimental
뭐하는 사람들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이름을 알고있어서 당연하다는듯이 보러간 팀이었는데
일렉트로닉이라기보다는 보컬팀?에 가까웠다. 백인여자 한명과 흑인멤버들이 노래하고 연주도 실제 라이브였는데
한두곡은 호주에서 엄청 유명한지 다들 따라불렀다. 내가 이름을 알만한 팀들은 음악이 다 좋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한 팀
씰룩씰룩 엉덩이좀 흔들다보니 힘도들고 해서 이동했다.
hardwell
원래 예정된 dj인 eric prydz가 공연당일 캔슬되는 바람에 하드웰이 좀 더 오래한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나는
루디멘탈을 보다가 그냥 메인으로 넘어갔다. 이것도 참 웃긴게, 메인스테이지에 서는 dj 하나가 캔슬되는 일은 한국에서였다면 참 큰일인데
호주사람들은 아쉬워하긴해도 큰 불만은 없어보였다. 이런관객들이랑 페스티벌하기 참 쉬울듯..
그리고 내가 본 hardwell은 기대이상이었다. 전반적으로 이 페스티벌에 대한 기대치가 낮기도 했지만
hardwell이 어떤 dj순위에서 1위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던 터라 뭐 잘하면 얼마나 잘할까 했는데 음악도좋고 귀엽고! (사심폭발아님)
여담인데
해가 져가면서 날씨가 선선해질 때 쯤이라 foh 앞쪽에서 폴짝거리며 좀 뛰고 있었을 때
어떤 여자가 와서 너 하드웰 좋아하는구나? 라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 동생이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
하드웰이랑 닮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진짜닮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내가 진짜 닮았다고 신기하다니까 사람들이 몇몇은 안닮았다고한다고 어이없다고하곤 자기친구들한테 가더니
다시 와서 몇마디걸고 나랑 사진찍고 다시 가고 걔 친구들은 나한테 말도 자꾸걸고..그랬다
knife party
덥스텝 dj라는것도 알고 유명하다는 것도 알고 심지어 mp3에도 있는데 그냥 무난하게 들리던 칼잔치의 위엄을 확인했다
우선 다른 음악들에 비해서 춤에 너무나도 특화되어있는 비트여서 아주 신나게 췄고 춤추면서 오지들이 말도 많이 걸었다..
그날 내가 신었던 축구양말이랑 품절된 fmf md인 스냅백의 조화가 괜찮았는지 you look so hot을 연발하며
같이놀자고했지만 본능적인 철벽녀인 나는 아..괜찮아..만 연발하며 춤추다가 다음스테이지로 넘어갔다 ㅋㅋㅋㅋ멍청이
우선 칼잔치아저씨 멘트할때 박력이 넘쳐서 너무 멋졌다 헤헤
markus schulz
독일dj라고하는데 지난 글개에서 게타랑 겹쳤었나? 아무튼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한국에 한번 온 적이 있는 아저씨다
이름이 익숙해서 칼잔치보다가 실내니까 좀 쉴겸 갔는데 또 비트가 고만고만 나쁘지않길래
foh앞에서 폴짝폴짝 엄청뛰었다 아마 콘솔보는 아저씨가 쟤는 앞에안가고 왜 내눈앞을 가리고난리야 라고 욕했을 것 같은데
아랑곳하지않고 그냥 아무도없는 뒤에서 널찍하게 나만의공간을 가지며 이리저리 뛰었더니
또 와서 같이가자는 오지들...을 뿌리치고 신나게놀다가 피날레를 장식할 두 팀을 보러 갔다
개인적으로 safe and sound가 나와서 아주 반가웠다
칼잔치랑 슐츠아저씨 때 내가 제일 열심히 신나게 잘 놀았다 역시 해가 져야돼
phoenix
얼마 전 내한했던 피닉스. 잘 모르지만 남들이 다 보러가니까 왠지 배가 살짝 아플 뻔 했는데 여기도 와줘서 흔쾌히 보러갔다
사람들이 많이있긴 했는데 다들 지쳤는지 좀 파고 들어가 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아니었는데
아마도 일렉페스티벌이다보니 그런 쪽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시작하는
헤드라이너인 deadmau5를 보러 가 있는 것 같았다. 덕분에 나는 편하고 즐겁게 봤지!
이 밴드 로고 자체가 컬러풀해서 조명디자이너가 그 색을 그대로 조명에 썼는데 너무 예뻤다. 무지개 빛..
티켓구하기까지 너무 짜증나는 일도 겪었고 날씨도 너무 더웠는데 해가 다 지고 거기서 그런 예쁜 조명과 함께
너무 좋은 밴드공연을 눈 앞에서 보고있다는 사실이 나를 한참 행복하게 했다. 내 하루는 거기서 끝나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보다가 이동했다..인간의 욕심은 끝이없으니까.
deadmau5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경건함마저 느껴졌던 그의 무대. 확실히 다른 dj들과는 사뭇 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다펑이나 프라이머리처럼 자신만의 어떤 캐릭터?를 가진 아티스트를 좋아하는데 그의 귀여운 쥐 가면이 숭고하게 보일정도였다
일렉음악이라 하기보다는 진짜 예술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던 짧은 무대.
나는 그 다음날도 페스티벌을 보러 와야해서 좀 일찍 집에 돌아왔지만, 조만간 그의 음악들을 들어볼 것이다.
bdo의 마지막순간과 같이 이 역시도 탁월한 헤드라이너 선정이라고 생각했다. perfect.
사람이 너무많고 날씨도 심하게 더워서 힘들었는데 분위기가 하도 자유롭고 말걸어 주는 사람들도 많아서 짜증이 나다가도 풀렸다
알콜을 전 사이트에서 오픈한 탓인지 바닥은 캔으로 온통 쓰레기장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즐거워보였다
가장 싫었던 점은, 페스티벌..이라기 보다는 이날 dj들이 이용한 사운드샘플이 겹치는 때가 꽤 있었는데 진짜 별로였다
있는거 있는노래에 넣고 비트넣고 대충조진느낌이라서 진짜 전혀 respect하고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그 샘플들이 다 유행하는거 였겠거니 하고 넘어가고 진짜 좋았던 dj들 음악만 잘 추려서 들으면 되니까 굳이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특히 smells like teen spirit 썼던 dj들 다 진짜..하지마라 좀. 마틴개릭스 때는 우와! 너바나를! 이었는데
그다음 두번 세번 듣다보니 뭐 이것들이 노래하나 돌려서 거저먹을라하나 하는 생각마저..들었다. 개성을가지세요 여러분.
계속 언급하듯 기대치가 높지 않은 페스티벌이었지만 전반적인 관객들의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hot 했기 때문에
페스티벌 사이트 전체가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우리나라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춤을 추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남 눈치보는 경우도 많고
조금이라도 격하게(?)추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보는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신난다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데
호주사람들은 워낙 남신경을 안쓰다보니, 자유롭게 자기가 추고싶은대로 추고 남이 추는것도 관심무 ㅋㅋㅋ
허접과 고수의 문제가 아니라 respect의 문제같고 확실히 관객 자체가 페스티벌에서 중요한요소구나 하고 깨닫게 된 하루였다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 참 많았던. 이래저래 hot했던 여름날의 축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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