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태양의 서커스 <바레카이> 후기

2011년 4월

 

공연을 공부하면서 수도 없이 들었던 '태양의 서커스'를 내 눈으로 직접 본다니,

나는 마치 전설이라도 들춰내어 경험하는듯한 공연에 대한 엄청난 기대가 있었기에

내게는 너무나 착하지않은 가격의 티켓이지만 긴 고민없이 낼름 예매해버렸고

얼마 전 드디어 그 공연을 직접 보고 왔다.

 

지금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씨어터에서 공연되고있는 태양의서커스 '바레카이'

DVD로 KA를 보았을 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듯한 움직임들이 너무나 경이롭고 신기했기에

바레카이에 거는 기대감도 그만큼 더욱 컸다.

 

 

 

잠실 야구장 옆에 있는 빅탑씨어터.

천막으로 만들어진 극장은 '서커스'라는 느낌이 배가 되도록 했다

예전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는지 아주 어렴풋이 기억나는 서커스 장면과 매우 흡사한 분위기였다

천막안에 사람들이 오밀조밀 앉아 무대에서 일어나는 퍼포먼스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

그리고 여기저기 과자를 먹는 소리들이 들려오고

배우가 아찔한 묘기를 부릴 때는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나오는 전형적인 서커스.

 

공연장 내에는 기념품샵이 있고, 또 팝콘이나 츄러스 등을 판매하는 공간도 있어서

사람들은 영화를 볼 때와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과자를 먹으면서 공연을 볼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서커스와 태양의 서커스에 차이점이 몇가지 있다면,

이들의 서커스에는 동물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

오직 사람들만이 존재하고 그들이 아주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 낸다.

태양의 서커스는 국가를 막론하고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끝없이 훈련하고 연습한 결과물이다

곡예(?), 묘기등은 물론 노래와 연주또한 모두 라이브로 이루어지며, 어느 나라로 투어를 가든 스텝진이 정해져있다

그렇기때문에 스텝진과 출연자들의 호흡이 잘 맞고 더욱 더 좋은 퀄리티의 공연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저 묘기들이 차례대로 계속되는 느낌이라

그 속에 어떤 스토리가 있다고 느끼거나 그 스토리를 찾는데에는 좀 무리가 있어서 그점이 조금 아쉬웠다

공연의 유명세가 굉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게 바로 꽉 찬 객석을 보고나서였는데

티켓가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아주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 연령대가 객석에 앉아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콘서트나 뮤지컬 등 다른 공연장르에서는 관람연령대가 각각 어느정도 정해져있기 때문에

그렇게 다양한 연령대가 한번에 공연을 보는 장면을 (클래식을 제외하고는) 처음 보았다

장르의 특성때문에 '즐기는'느낌이 강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듯.

 

 

 

 

공연 내용은 기이한 묘기들의 연속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가 없는 엄청 신기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한참을 배우들의 움직임에 빠져서 우와를 연발하며 즐겁게 관람하고 돌아왔다

기대가 컸던만큼 그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공연의 내용과 구성을 포함해서 그 외 부수적인것들 까지 그들이 왜 성공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했다.

 

내가 놀랐던 점은 시작할때 객석을 돌아다니는 광대들의 연주가 내 귀에 들리는 바로 음악이었다는 것이다 

객석에 앉아서 노래와 연주를 들으면 마치 CD를 튼 것 처럼 깔끔한데 그것도 전부 라이브라니!

처음에는 라이브라는 생각을 못하다가, 어떤 배우의 입모양을 보니 노래를 부르고 있어서

태양의 서커스는 라이브연주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굉장히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점차 사라져가고있고,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동물을 학대하는) 사라져야만 한다고 여겨지는 서커스지만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에게 또다른 느낌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고있는 바레카이, 말로만 듣던 그들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