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이번달에도 좋은 창작뮤지컬 한 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서편제만큼 깊은 감동이나 사무치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작품은 아니지만, 소소한 감동이 있는 '식구를 찾아서'
제목만 보아도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 오픈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 관람하게 되었다
1.
처음에는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닭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첫 장면만 보고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은 할머니들의 이야기였다
할머니 한 분이 동물들과 함께 사는 집에, 갑자기 또다른 한 할머니가 침입(?)해서는
아들이 이 집이 자신의 집이라고 편지를 보내왔다고 하며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고 한다
결국 두 할머니는 그 아들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생겨난다
두 할머니들의 이야기와 동시에 동물들의 이야기도 중간중간 들려주고!
단순하게 말하면 할머니들의 이야기이고 넓게 보자면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랄까
곁에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사람은 모두 아름답다는 것을 노래하는 작품
2.
무대가 작으면 표현에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극장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감각있는 연출기법으로 작은 무대를 잘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무대전환이나 영상사용으로 극의 전개가 부드럽게 진행되었으며
조명을 적절히 이용하여 공간의 이동도 잘 표현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3.
이 작품은 배우를 캐스팅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등장하는 주된 캐릭터는 다섯 인물
할머니 두 명과 강아지, 고양이, 닭인데 동물들은 남자배우가 맡고 할머니는 여자배우들이 맡는다
여자배우들은 예쁘고 우아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하는 게 사실일테니 할머니역할을 할 여자배우를 찾기 쉬울리가..
하지만 이 날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같이 본 친구들도 다들 자기 할머니가 떠올랐다고들 했으니.
한 할머니는 아들이 일찍 죽어 농사를 지으며 혼자 살아가고
한 할머니는 평생 길러 준 아들이 친모를 찾자 자신을 등지게 된다
이 두명의 할머니들이 만나면서 생기는 우여곡절 속에 둘은 둘도없는 친구가 되는데
공연을 보다보니, 정말로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있는 누구건 예전에 얼마나 친하고 소중했건간에 지금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4.
공연장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작은 극장이지만 객석 점유율도 좋은편이었다.
충무아트홀 자체가 뮤지컬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극장으로서 공연을 보기 크게 불편하지 않았으나
자리가 거의 맨 앞쪽이라 그런지 시야의 문제는 조금 있었다
만약 이 공연을 보시려는 분이 계시다면, 꼭 뒤쪽에서 관람하시기를 추천!
5.
이 작품의 넘버는 전반적으로 '대중가요'와도 같은 색을 띄고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곡 중간중간에 기존 곡들을 한마디씩 집어넣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있고
할머니들의 스토리가 이어짐과 동시에 동물들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동물들마다 그들의 넘버가 있다는 점이 참 귀엽게 느껴졌다
특별히 기억에 크게 남는 넘버는 없지만, 음악보다도 극 자체가 중심이되는 작품이므로
순간의 장면들과 음악의 분위기가 아주 잘 어우러져 나쁘지않았다만
동물들의 넘버는 재미를 위한 노래들이라 극과 좀 어우러지기 힘들었다는 거.
6.
아주 소소한 이야기지만 별로 신경쓰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그렇고, 우리가 자주들 먹는 닭..의 애환이나..등등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적어도 아주 잠깐은 그들을 떠올리게 된다
딱히 특이한 소재는 아닌데도 짠한 감동을 주고 우리가 생각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
그게 연극이나 뮤지컬의 또 하나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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