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쌓이고, 물건만 늘어간다
마음의 허함을 소비로 해결하려하지만 그마저도 갈증을 시원스레 풀어주지는 못하는구나
그래도 새로운 것들에 도전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일이 줄을 서 있다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하루종일 얼굴이 근지럽고
무심고 집어든 검정색 바지에 고양이 털이 잔뜩 묻어 있어 출근길에 털어내는 일이 다반사지만
그래도 푹신한 이불에 누워 잠을 청할 때 옆에 엉덩이를 들이밀며 앉아 쓰다듬어달라고 기다리는 야옹이가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중요한 기타와 마이크는 그대로다 얼쓰와 58이
헤드폰은 아주 최고급의 모니터용으로 사고
낙원에 가서 별 흥정 없이 스탠드와 케이블을 샀었다
얼마 전 건반을 샀고, 또 얼마 전에는 여름을 대비해서 드디어 우쿨렐레를 샀다
새로 산 전화기 박스와 자격증 수험서들, 동현이가 빌려준 책과 엊그제 받아온 고디바가 책상에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다
참 기계와 물건에 의존해서 사는구나 나라는 사람.
일이 바빠서 친구들이랑 연락도 제대로 못하고 지낸다
일과 관련 된 카톡방이 수두룩 한데 심지어는 하나씩 늘어나고
내가 하는 일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연락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선을 지키는 것은 아직 젊(다고믿는)은 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일인듯하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이게 일하는 맛인가..같은 거.
미래가 참 선명하다가도 뿌얘지고 의지가 결연하다가도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책꽂이에 꽂혀있는 수많은 영어책들, 공연책들
그리고 그 아래에 쳐박혀있는 카메라들
짐이 많아서 앞으로 잘 못나가나보다 짐이 너무 무거워서.
쓰레기를 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원래 너무 무거운 짐을 가지고 걸어가는 사람이었나보다
안먹기로했던 라면을 서슴없이 끓여먹었고 평소 잘 안먹던 초콜렛도 하나씩 집어먹어가며
예전에 인기많았던 드라마를 마지막회까지 다 보았다
지금 나한테 필요한 것 같은 그런 드라마를.
오랜만에 휴무라고 하루종일 밍기적대고도 또 출근할때는 가기싫다고 게으름 부리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그냥 다 놓고 뒹구는 게 너무 좋다
마저 쓸고 닦고 빨래도 한번 돌리고
물도 마시고 좋은 노래도 들으면서 자야지
아무일도 없었는데 마치 한 넘버가 끝나고 다음 넘버가 시작되는 뮤지컬마냥 또다름이 느껴진다
이 곳의 좋은점이 있다면 그런 점이 아닐까
매일 매일 똑같은듯 달라서 질리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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