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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영화 소울 솔직 후기! +쿠키영상 (feat.음..인생영화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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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하도 소울을 추천해대길래 보고왔다. 안그래도 봐야지 싶었지만, 이렇게 힘든 때에 + 영화를 자주 보러 가기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때에 원래 잘나가는 디즈니보다는 독립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데 어차피 다 볼거니까 시간대가 가장 잘 맞는 걸로 보고왔다.

 

일단 후기니까 스포가 될 수 밖에 없음!!!!!!!!!!!

 

 

우선, 스토리 설정은 되게 신박하고 좋았다. '꿈에 그리던 그 날' 사고로 죽게 되었다니. 흥미롭잖아.

찾아보니까 몬스터주식회사 - 업 - 인사이드아웃 감독이라서 좋을 수 밖에 없겠구나 싶었지만

또 역으로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겠네..싶었음

 

참. 처음에 Burrow (토끼굴) 이라는 단편이 나오는데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나는 이게 더 좋았음

토끼 표정도 너무 귀엽고, 단편인데도 충분히 필요한 감정들이 오롯이 잘 담겨있는 것 같아서! 

요건 심심할 때 따로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애니메이션 자체와 음악은 좋다.

NIN으로 유명한 트렌트레즈너가 음악에 참여했다는걸 엔딩크레딧 보면서야 알아버려서

돌아오는 길에 ost를 좀 찾아봤는데, 아마 재즈쪽 외에 다른 음악을 담당한듯

작품에서 great before과 뉴욕이 분리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음악으로 그 분위기 전환을 극대화 한 것 같다.

great beyond가 종종 나타날때마다 들리는 아-아- 소리가 나중에는 너무 웃겼다ㅋㅋㅋㅋ

조가 진짜 너무너무 싫어하고 바로 반응해가지고....

 

그리고 연주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손가락 움직임 같은것에 눈이 갔는데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서 애니메이션인데도 몰입이 잘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들

 

1. 수많은 위인들이 거쳐갔는데 22의 불꽃을 찾지 못했다는 설정

거기서 테레사수녀나, 간디나, 정말 수도없이 많은 이름들이 나오는데 나는 이게 좀..

그냥 못했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그들의 폭언으로 22의 마음속에 그늘이 지는데

위인들을 너무 멋대로 사용한 것 같아서 이해할 수 없었고 황당했음

애니메이션이니 대충 가볍게 넘기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군가한테는 인생영화라면서요?

 

2. 목적이 있는 삶에 대한 평가

머리를 자르러 갔을 때, 단골인 바버샵에서 단골인 미용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

나는 이쯤부터 22가 굉장히 올려쳐지면서

동시에 조의 인생을 너무 단편적으로 그려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게 만약 ~ 인생을 편협하게 살던 캐릭터가 삶을 깨닫는 드라마 ~ 라는 흐름이었다면 모를까

갑자기 맨날 재즈얘기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해버리고 그 몸을 얻은 22만 멋진사람됨..?

 

초반부에 조가 편협하다거나, 이해심이 부족하다던지 하는 내용은 없으니 설득이 너무 부족했다고 느껴짐

그걸 만약 정규직을 망설이면서까지 본인이 원하는 연주생활을 이어가려는 모습에서

보여주고자 했던거라면 말이 안됨.. 사실 이미 밴드 선생님 생활을 할만큼 타협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매일매일 연주를 하면서 사는 삶이 무의미한가?

다시 돌아와서 똑같은 연주를 하는거지~ 하는 대사가 나는 연주를 이어가는 음악가들에게 좀 무례하다고 생각했다.

한번 했으니까 그대로 돌아가서 이게 죽어도 된다고 하는 흐름까지 살짝 기만처럼 느껴질 정도였음

 

3. 22는 진짜 부족한 영혼인가?

수많은 위인과 말싸움을 할 정도로 명석하고 실제로 지구에서 살아가면서도 큰 트러블이 없을만큼

심지어 공격을 당했을 때 그사람의 인생을 대충 꿰뚫어 보고 반박할만큼 통찰력이 있는데?

22는 애초에 부족한 것과는 거리가 먼 영혼이고 단지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일 뿐인데

그걸 부족하고 문제가 있다고 인지하게하는..? 지점도 살짝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자기 주장이 강한 것일 뿐이니까 우리가 안아주자는 메시지로 커버하기에는 너무 문제캐릭터로 묘사했음

 

4. 테리를 본 사람의 인생은.. 어디에?

바버샵에서 말다툼이 있었던 친구는 테리를 보고 주저앉을 정도로 겁먹었는데

그걸; 그냥 그대로 넘어가는거냐 ㅠㅠ 뭐냐

 

 

너무 이상하다고만 쓴 것 같은데 주변에서 정말 하도!!!!!!!!!! 인생영화라고

n차찍을거고 엄마랑 같이 보러갈거라고 극찬해서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에 오히려 이런 것들이 더 잘 느껴진 것 같다

사실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남이 '좋다' 고 하면 그게 당연히 '좋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나는 일부러라도 노력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한번 더 해석하는 과정을 꼭 거치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타인의 생각에 내 생각이 좀먹히는 것 같아 이제는.

 

아! 그러니까 왜 이말을 했냐면,

아쉬운 부분 뿐 아니라 좋았던 부분들도 정말 많기 때문!

 

인사이드아웃이 떠오르게 하는 귀여운 영혼들의 모습, 전반적인 비쥬얼 완성도가 정말 높았고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음악도 정말 좋았다.

특히 신명나는 재즈 연주 씬들에서는 그동안 못간 공연을 조금이나마 보상받는 느낌.

그리고 한국어 대사가 들렸는데, 픽사가 유독 한국을 좋아하는 탓이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다른나라 말이 아니라 굳이 한국어 대사를 넣었다는 게 되게 인상적인 부분이었음

 

아까 위에는 강하게 말하긴 했지만 ㅋㅋ

다시 돌아와서 똑같이 연주한다고, 조가 평생 오늘만을 기다려왔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던 그 씬에서

사실 되게 멋진 대사가 나오는데

어떤 어린 물고기가 어른 물고기에게 바다가 어디냐고 물었고

여기가 바다라고 대답했더니 '여긴 그냥 물인데?' 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어떤 궤도에 오르기까지 정말 열과 성을 쏟고 최선을 다했는데 막상 오르고나면 허탈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에게는 대학교 진학이 그런 경험이 아니었을까

나는 그다지 열심히 공부했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많이 느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직업적으로나, 관계에서나 아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인생의 이런 순간들

이때 나도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내가 이영화에서 받은 메인 메시지는

spark is not your purpose

 

나도 내 불꽃이 내 삶이고 목적인 것 처럼 살아왔기 때문에 큰 울림이 되었던 말이다.

불꽃은 그냥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고, 작은 요소들이 합쳐져서 내가 되는 거고

그렇기에 일을하는 나, 혹은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나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

머리로는 알지만 정말 깊이 깨닫고 살아가기는 힘든 이야기.

 

단순히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느낌으로 끝나서 사실 좀 진부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아쉽지만

연주자로 살아갈지 선생님으로 살아갈지 조의 선택을 보여주지 않는 부분에서

그들의 고민이 묻어있었겠지? 하고 믿으려 한다.

 

고양이 치트키. 보는내내 좋았다. 햇살을 받는 귀여운 고양이 너무 좋았다. 상당히 바람직했다.

 

삶의 조각들은 아름답고 우리는 그런 것들을 쉽게 지나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우리를 성장하게하는 더 높은 목적과 커다란 멋진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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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꼭...봐야하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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